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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장애인 기자단 에세이-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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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원IL어울림 작성일22-04-13 11:44 조회2,6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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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실로 신기하다 싶은 일들을 접했다.

그 모임에 참석한 한 청년 A 씨의 이야기이다.

그는 그 모임에 참여한 대부분 사람이 그러했듯 전동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는 품이 아주 능란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그런데 그의 전동 휠체어엔 컴퓨터 모니터가 있는 것이었다. 처음엔 저게 왜 저기 있나?’ 싶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하였다. 솔직히 많이 번거롭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곧 나의 무지의 소치임을 알게 되었다.

모임은 자유로운 토크 나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A 씨는 전혀 말을 못 하는 언어 장애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임에 잘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시대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서였다.

그가 하고픈 말을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적어 모니터에 띄우면 그것이 핸드폰과 연결되어 있어 핸드폰의 소리내기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그의 이야기가 전달되는 거였다. 이쯤 되면 언어장애로 인한 어려움의 많은 부분이 해소된 거 아닌가?

정말 신기하고도 설레는 일이었다. 난 일일이 자판을 두드려 글을 쓰지 않아도 생각만으로도 모니터에 글이 뜨고, 그게 핸드폰으로 읽히면 훨씬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2. 모임에서 돌아와 인터넷을 뒤지며 장애인 보장구들에 관한 연구 상황들을 찾아봤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특히나 로봇 다리, 로봇 팔 등에 관한 것들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게다가 이미 상당 부분 실용화되어 있다는 것을 우린 패럴림픽을 통해 확인하지 않았는가? 흥미로운 건 또 있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전신 마비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돕는 슈트도 나오게 될 듯하다는 것이었다.

자율 자동차 기술은 이미 실용화된 부분이 많았는데, 아쉽게도 전동 휠체어엔 아직 접목되지 않았으나 연구 중이긴 했다.

이왕 하는 김에 네비게이션을 장착한다면? 참으로 스마트한 장애인일 수 있으련만...

 

3. 그런데 아쉬운 건 장애인 보장구의 개발은 시장성 면에서 그 소비층이 두껍지 못하므로 개발의 상업성이 약하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듯했다.

그래서 단지 대학 연구실에서 시험 삼아 해보는 정도일 뿐 산학연계의 적극적 연구는 안 되고 있었다.

한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장애인의 약 90% 가 후천적 장애인이라고 한다. 먼저는 각종 질병에 의한 것들이요, 나중은 각종 산재, 교통사고 등의 사고들이 그 원인이라고 하니 앞으로 장애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어쩜 불가피한 일일 수 있겠다. 따라서 장애 보조용품들이 소비층이 얇아 시장성이 없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까?

게다가 만일 사회 복지제도의 획기적 변화로 장애인들에게도 현실성 있는 연금, 내지 수당이 지급되어 장애인들도 경제적으로 어렵지만은 않게 된다면 무슨 일들이 있어질까?

먼저 웬만한 장애인들은 서둘러 보장구를 구입하려 들것이고, 그럼 기업들도 앞다투어 이 돈 되는 일에 뛰어들 것이다.

이는 어쩜 의료기기뿐 아니라 인공 장기, 각종 AI 칩 개발 등등으로 이어져 영화 속 장면들의 현실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일들은 죄다 로봇들이 대체되는 것을 보면 미래엔 어쩜 장애인이란 단어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해봄 직하다. 너무 환상적인 파라다이스인가?

 

4. 그런데 이쯤에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대부분의 연구는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시혜 관점에서 이뤄졌다는 거다.

해서 그 한계가 분명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필요가 있어진다 해도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민족 정서 속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지나치게 조악한 수준이니 말이다.

오늘날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 정도가 전날만큼은 아니라 해도 차별 자체가 없어지진 않았다.

 

5. 이렇듯 차별받지 않기 위해선 장애인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실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여전히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나 악조건들이 널려있다.

하여 사회변혁이 먼저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고 신음소리가 나곤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보라. 장애인들에게 있어 어려움은 항상 있었고 그 속에서도 지극히 미미하게나마 진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중요한 건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 아닐까?

장애인들도 당당히 비장애인들과 공동으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갖출 때야 비로써 좀 더 완성도 높은 온전하고도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쯤 되면 사회는 굳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별할 필요성이 사라질 거고,

궁극적으로는 장애라는 말조차 없는 사회가 자연스레 만들어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내일일 것이다.

 

어울림장애인 기자단- 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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