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신문)어울림 전태만 기자-장애, 재활이 아닌 예방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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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원IL어울림 작성일19-08-05 16:59 조회7,2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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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재활이 아닌 예방이 우선
어린 친구들 예방교육 기회 되기를
전태만(국립재활원 장애발생 예방교육 강사)
“설마 내가? 에이. 나에게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겠지!” 우리는 살면서 장애인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어릴 적부터 잦은 사고로 인해 병원생활을 했지만 그때마다 몸에는 상처만 남을 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994년 3월. 쉬는 시간 교실 뒤에서 친구와 장난으로 시작된 놀이에서 난 그만 목을 다치고 말았다. 순간 숨을 쉴 수 없었고,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친구들은 별일 아닌 것처럼 일어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위급상황을 느끼고 나를 업고 4층 계단을 내려가 양호실로 향했다. 목이 부러진 환자를 업고 4층 계단을 이동하는 것! 지금이라면 상황을 판단하여 다른 방법을 이용했을 것이다. 만약 그때 주변의 친구들이 장애발생 예방교육을 받고 대처방법에 대해 알았더라면 사고는 생기지 않았거나, 설상 생기더라도 좀 더 안전한 상태로 이송했을 것이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병원이었고, 나의 목에는 산소호흡기가 꽂혀 있었다. 그렇게 중환자실로 들어간 나의 병원 생활은 2년간 지속되었고, 퇴원 후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난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내가 다친 곳이 완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고 당시 10대였던 나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2007년, 나는 다시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국립재활원을 찾았다. 여기서 나는 이범석 과장님과 박형근 주무관의 제안으로 강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바로 나와 같은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애발생 예방교육을 하는 당사자 강사이다. 강사들은 모두 사고로 인해 뇌와 척수손상을 입은 사람들이다.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된 강사도 있고, 4m 높이에서 추락해 손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강사도 있듯 우린 저마다 다른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되었다. 그래서 저마다의 사고 경험을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장애계의 흐름에 맞추어 재활이 아닌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자 마련한 것이 바로 ‘장애발생 예방교육 사업’이다. 당시 이범석 과장님은 국내 유일의 재활전문 국립의료기관인 국립재활원의 원장 책임을 맡고 있다.
2004년 11월 척수손상재활과에 장애발생예방실 신설하고 정책과제 연구를 수행해 2005년 국내 최초의 장애발생예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996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국립재활원을 내원한 소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5가지 종합적인 사고원인이 나왔다. 그게 바로 장애발생예방 5계명이다. ▶길을 건널 때 무단횡단을 하지 말자. ▶차를 탈 때는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학교, 놀이터, 아파트 난간에서 위험한 놀이를 하지 말자. ▶수영장, 계곡, 바닷가에서 다이빙을 하지 말자.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때는 보호장구를 착용하자
2005년 처음 시작할 때 한해 10회, 교육인원 1,045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928회에 걸려 13만 9,032명을 교육하였다. 현재 전국에 46명의 강사들이 각 지역에서 장애발생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내 강의를 들은 어린 학생은 소감문을 통해 “이 강의를 들으면서 장애인이 되기는 참 쉽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장애인들을 차별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언제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장애인들도 자기가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고 썼다. 어린 학생들의 생각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노원구에서도 일찍이 상계초, 상천초, 용동초, 혜성여고 등 많은 학교가 해마다 국립재활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발생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어느덧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장애발생 예방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학교가 많다. 그래서 이번 정보를 통해 더 많은 학교가 교육 신청을 하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변화를 갖기를 바라여 본다. 노원구청 및 노원보건소가 국립재활원과 MOU를 체결하여 노원구의 많은 주민들이 장애발생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
노원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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