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장애인 기자단-장애인 보치아 대회(호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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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원IL어울림 작성일23-12-20 14:41 조회1,4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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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치아 대회
호종민 - 뇌병변장애
저도 잘은 모르지만, 제 장애는 생후 2주 만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걸렸다기보다는 열병이 나서 뇌병변 장애가 약간 스쳤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저를 산부인과에서 낳으신 것이 아니고 예전에 산부인과 선생님을 대신해서 아이를 받아주는 산파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다 보니 낳을 때 잘못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산파 할머니에게 낳고 생후 2주만에 뇌병변 장애가 스쳐갔었으니까... 산파 할머니가 무엇인가를 잘못 건드려서 생후 2주만에 면연력이 떨어져 뇌병변이 스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으로 자라서 비장애인들을 이해를 하지도 못하면서 자랐습니다. 걷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표정짓는 것... 다~ 장애로 인해서 비장애인들보다 약간 모자람을 갖고서 자라왔습니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채로 자랐습니다.
장애인이다보니, 비장애인들이 주가 되는 세상에서는 하고 싶은 말도 못하면서 자랐습니다. 목소리를 내더라도 눈치를 봐야했고 걸어다니는 것, 움직이는 것조차도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했습니다.
비장애인들의 세상에서 살아가야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에서는 마치 세 들어사는 사람처럼 주인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억울하고 서러움에 둘러쌓여 자폐성 장애나 조현병에 걸린 사람마냥 혼잣말을 하듯이 꿍시렁꿍시렁대면서 불만이 있어도 속으로 감추며, 삭이며 살아왔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는 마치 동물원에 동물을 구경하듯 구경거리가 되니깐, 되도록 그런 자리는 피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먼저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해서 세상에 대해서 한발짝 물러서는 자세로 세상을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소극적으로, 능동적이라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바라보고 살아오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으로 살아왔기에 세상을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의 시각과 비장애인의 자세로 한번 보고싶고, 살고 싶습니다.
그런 삶을 살며 저는 현재 극단에서 연기를 하며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고 성우 자조모임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참여했던 보치아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라는 검은 그림자가 우리를 뒤덮고 헤집어 놓으며 기승을 부리던 때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보치아 경기대회가 열리는 길을 내딛으며 경기장으로 향하는 날이었습니다. 모두 마음은 보치아 경기를 하고 싶은데 열수가 없었으니 얼마나 보치아 경기를 그리워했었을까요?
제4회 good job 보치아 대회가 2023년 5월 26일 오전 9시부터 강남스포츠문화센터 4층 대체육관에서 여러분들의 축하 귀빈을 비롯해 서울 경기지역의 보치아팀 26개팀이 모여 32강전을 펼치었습니다.
26개팀이다 보니, 12개팀은 먼저 조 추첨을 할 때, 참석을 해서 32강전을 치르지 않고 부전승으로 올라갔고, 나머지 팀들은 조 추첨을 할 때, 참석하지 않아 32강전을 해서 16강으로 올라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문화센터 4층은 보치아 경기장을 4개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매우 컸습니다. 경기는 한번에 4경기장에서 2팀씩 8팀이 경기를 해서 토너먼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1등 상금이 500,000원이 걸려서 보치아 경기대회치고는 매우 상금이 많은 대회입니다. 우리팀도 이번에는 상금이 탐이 나서 노리고 경기대회에 출전했는데, 안타깝게도 16강전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습니다. 강호라기보다는 다크호스팀을 만나서 상대팀의 정보가 부족해서 졌습니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번 경기대회에서는 경기를 여는 주최측에서 많은 경품과 참가 상품을 제공해 주어 경기는 비록 져서 아쉬웠지만, 경품과 상품 덕분에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해서 보치아 경기 대회들이 많이 개최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합니다. 비장애인에게는 생소한, 내지는 거리가 있는 운동이다보니 비장애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비장애인들도 보치아 경기대회를 열게 되는 때를 맞이했으면 하는 게 앞으로 저의 바람입니다.
세상은 어차피 장애인의 세상이라기보다는 비장애인의 세상이니까... 장애인들의 세상에 살아보고 싶다는 둥 말도 안되는 꿈을 말하기보다는 장애인의 세상이 되면, 우스워지니까... 우습기보다는 끔찍한 생각이고 끔찍한 말이니까... 쓸데없는 생각 같지만, 저 같은 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한 번쯤은 생각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비장애인들이 서럽게하거나 비참하게 했을 때, 저 같은 장애인들은 다 이랬을 겁니다. 세상과 사회에 바란다기보다는 제가 상상하는 세상과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세상과 사회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살아왔다면, 세상과 사회에게 바라는 점이 많았을텐데 하면서...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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